내가 널 어떻게 얻었는데……

국민학교 5학년 때라고 기억됩니다.  저는 시골에서 자랐는데 저의 집은 동네 가운데 있었고  비교적 넓은 마당이 있어서 거기서 동네 친구들과 축구도하고 자치기도 하고 그랬지요. 그런데 어느날 한 친구가 갑자기 우리집 초가 지붕에 올라가서 놀면 재미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.   모두들 좋은 생각이라 동의하고 다함께 지붕에 올라 갔습니다.  저의 집은 마당을 가운데 두고있는 미음자  집이라 본채, 사랑채 , 문간채, 돼지우리깐으로 사방이 되어 있었는데  지붕에 올라간 우리는 본능적으로 한 지붕에서 다른 지붕으로 뛰어야 더 재미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.  제일 날렵한 친구가 다른 지붕으로 가볍게 뛰어 넘어 갔습니다. 두세명이 먼저 건너 뛰는 것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, 몸이 움직이지는 않았습니다.  한 친구가 너는 너의 집인데도 못하냐는 말에 발끈해서 지붕과 지붕 사이를 힘차게 건너 뛰었는데…. 눈을 떠보니 저는 방안에 누워있었고 어머니가 제 손을 잡고 있었습니다. 

그때  정신이 들면서 제 귀에 들리던 어머니의 말씀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.   “네가 누군데.. 내가 널 어떻게 얻었는데…… “ 딸만 내리 넷을 낳다가6남매중의 막내로 늦게 저를 보셨으니 어머니의 이 말씀은 참 절실한 고백이셨을 겁니다.  어머니는 제게 앞으로는 절대로 위험한 짓은 하지 말 것이며 특히 지붕 위나 나무 위 같은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은 나 자신뿐 만이 아니라 할머니, 할아버지까지 우리 집안 전체를  위기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거듭 말씀하신 것으로 기억합니다.

나이가 들어 예수님을 알게 되고 예수님을 저의 구주로 받아들이면서   제 마음에 남아 있던 어머니의 말씀은 또 다른 버젼으로 제 마음을 쳤습니다. “ 네가 누군데….. 내가 널 얻기 위해  어떻게 내 아들을 내어 주었는데…..” 그런데  다른 것은 그 다음이었습니다.  어머니는 내가 소중한 존재이기에  안전한 곳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씀하셨지만 하나님은 달랐습니다. 

너는 소중한 존재이니 안전한 곳을 떠날 수 있다고 하십니다.  마음 놓고 낮아질 수 있다고 하십니다. 부끄러움도 감당할 수 있다고 하십니다. 지붕에도 올라가고, 이 지붕에서 저 지붕으로 뛰어보라고 하십니다.  좁은 길을 걸으며,  위험한 것에 도전하라고 하십니다.  그러면서 내 마음 속에 하나님 나라에 대한 열망을 부으십니다. 돌아보면 실패도 있고 부끄러운 실수도 있고 상처도 있지요. 하지만 그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이렇게 고백하게 됩니다.

“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” (요한복음21:17)

YVC 온누리 교회 조강왕 목사